[테크포임팩트] 다로리의 가치를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사용자 이해/문제정의 워크숍/필드트립)

  • Haram Lee
  • 2026-04-30
  • studies / 26-1 / tech-for-impact-project

내가 테크포임팩트를 선택한 이유

 내가 컴퓨터를 전공하기로 결심했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그 중심에는 개발을 할 줄 알면 원하는 것이면 뭐든 만들 수 있고 / 기술로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창업 활동이나 연세대학교 교내 프로그램인 사회혁신 워크스테이션 등에 참여하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즐겁고 뿌듯했다.

 특히 1학년 때 결식 아동의 권리 신장을 목표로, 아동복지카드와 가맹점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설계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누군가가 겪고 있는 불편함을 기술로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와닿았다. 그때부터 나는 막연히 좋은 기술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넘어,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작년에 수강한 같은 과 언니의 조언을 듣고,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수업을 발견했을 때 갑자기 너무너무너무 듣고 싶었다……ㅋㅋ 수강신청을 불과 세 시간 앞두고 급하게 팀원을 구했고, 마일리지도 넣었지만……

ㅠㅠ!!!!!

 작년보다 경쟁률이 빡세진 탓에 못 담았다… 그만큼 듣고 싶었던 수업이라 교수님께 증원 메일까지 보내며 나름의 난리를 쳤다.(ㅠㅠ) 엄청 절박했고, 그만큼 이 수업이 내가 하고 싶은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수강 변경 기간에 겨우 잡았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테크포임팩트프로젝트

 테크포임팩트프로젝트는 기술을 통해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그 해결 가능성을 탐색하는 수업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은 단순히 서비스를 만들거나 기능을 구현하는 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어떤 사회문제를 기술로 다룰 수 있는 형태로 정의하고, 필요한 정보를 구조화하며,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결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이 수업의 가장 큰 매력은 사회문제를 고민하는 펠로우기술적·실무적 경험을 가진 멘토를 연결해 준다는 점이었다. 또한 제시된 테마를 바탕으로 팀이 직접 문제를 해석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설계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주어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1) 우리가 관심 있는 문제를 우리의 언어로 다시 정의하고, 2) 현장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설을 검증하며, 3) 기술을 통해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팀 다이루리는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안에서 다로리인과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왜 이 문제를 기술로 풀어보고자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차근차근 기록해보려 한다.

팀 다이루리 · 필드트립

 팀 다이루리는 다로리에서 실제로 살아가며 지역의 문제를 마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온 다로리인과 협업하고 있다.

 다로리인은 청도군 다로리를 기반으로 지역소멸, 마을돌봄, 정주 여건의 문제를 삶의 현장에서 고민해왔다. 다로리인이 만들어온 변화는 거창한 구호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아이들이 이곳에서 자랄 수 있을까?”, “농촌에서도 삶이 가능하다는 선택지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아주 구체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팀 다이루리는 이러한 현장의 문제의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로리에 이미 존재하는 가치와 정보를 어떻게 더 잘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팀원들과 진행한 데스크탑 리서치…

 프로젝트 초반에 우리가 세운 가설은 ‘다로리는 교육, 복지, 생활 인프라가 부족한 공간일 것이다’ 였다.

 지역 문제를 다룬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보통 ‘부족함’이다. 교육 기회가 충분하지 않을 것 같고, 복지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고, 생활에 필요한 정보나 시설도 도시보다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도 처음에는 비슷한 방식으로 다로리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문제를 찾는 과정 역시 “무엇이 부족한가”에서 출발했다. 다로리에 어떤 자원이 없는지, 어떤 서비스가 부족한지, 그리고 그 부분을 기술로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하지만 직접 다로리를 발로 디디고 현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관점만으로는 다로리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로리의 아이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모습

 필드트립 과정에서 확인한 다로리의 모습은 처음 가정과 달랐다. 복지망은 생각보다 촘촘했고, 생활 만족도 역시 낮다고만 보기 어려웠다. 교육도 도시와 같은 방식은 아니지만, 지역의 조건 안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미 존재하는 지역의 가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역 안에는 생활에 필요한 정보가 있고, 주민들의 경험이 있고, 다로리만의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 정보들이 정리된 형태로 기록되어 있거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유되고 있지는 않았다.

문제정의·다로리에서 발견한 정보 비대칭

 다로리에서 발견한 핵심 문제는 정보 비대칭이었다. 다로리 내부에서는 유용한 생활 정보와 복지 정보가 주로 사람 사이의 관계망을 통해 전달된다. 오래 살던 주민에게 묻거나, 마을 안에서 자연스럽게 듣거나, 주변 사람을 통해 알게 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지역 공동체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다. 사람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에는 맥락이 있고, 실제 경험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구조에는 한계도 있다. 관계망 안에 있지 않은 사람은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 새롭게 유입된 주민이나, 지역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필요한 정보를 찾는 과정 자체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외부에서 다로리를 바라보는 경우도 비슷하다. 디지털 공간에서 청도는 주로 관광지로 소비된다. 미나리, 맛집, 카페, 여행지 같은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실제로 살아가기 위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외부인은 다로리를 “살아볼 수 있는 지역”보다 “잠깐 방문하는 지역”으로 인식하기 쉽다. 지역 안에는 더 많은 생활의 맥락이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그 맥락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상태다.

 기술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단순히 정보를 더 많이 축적하는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어떤 정보가 존재하는지 파악하고, 그 정보를 어떤 단위로 기록할지 정리하고, 필요한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기록이란, 단순히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작동하지 않아야 한다. 홍보가 지역의 장점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면, 아카이빙은 지역의 맥락을 남기는 일에 가깝다. 생활의 방식, 주민의 경험, 지역의 장점, 잘 알려지지 않은 복지와 교육 환경을 정리하고, 이후에도 접근 가능한 형태로 남기는 일이다.

 팀 다이루리는 다로리의 지역 가치를 단순히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아카이빙의 방식으로 기록하고자 한다. 기술은 이 과정에서 정보를 정리하고 연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으고, 접근 가능한 형태로 바꾸고, 필요한 사람이 찾을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마치며

 팀 다이루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다로리를 새롭게 만들어내려는 것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지역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는 형태로 기록하고자 한다. 앞으로의 작업 역시 이 관점 위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다로리의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기록이 어떻게 지역 안팎의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보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개발자로서, 서로 다른 전공의 팀원들과 함께 이런 프로젝트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재밌고 또 설렌다ㅎㅎ 우리가 쌓아가는 고민과 기록이 다로리를 더 잘 이해하는 작은 연결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

테크포임팩트 캠퍼스 크리에이터 활동의 일환으로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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